[Beyond TV]

대운하에서 4대강 개발로...상수원보호 지역까지 들썩이게 만들다

최근 친정아버지를 모시고 양평에 있는 사촌네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곳은 팔당댐으로 올라가는 길목이어서 경치가 아주 좋은 곳이다. 간간이 드라이브를 즐기는 사람들이며, 마라톤 연습을 하는 사람, 자전거를 탄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녔다.

그런데, 멋있는 경치를 보며 감상에 빠져있는 사이 친척의 설명을 들으며, 대운하 반대시위를 하던 작년 6월 촛불정국이 생각났다. 최근에 양평댐 인근 동네는 강가에서 이것저것 농사를 짓고 있는 사람들이 한강개발을 반대해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는 말이었다.

대운하로 촉발된 4대강 개발망령이 결국엔 한강 상류지역인 상수원 보호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쳐 마을사람들끼리 반목을 하는 단계까지 왔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새로이 대운하의 망령이 살아나는 것 같은 오싹함을 느꼈다.

작년2월 하루사이를 두고 방송됐던 KBS의 <추적60분- 물길탐사 경부운하 540km를 가다>나 MBC의 <PD수첩-심층취재 현지보고, 독일운하를 가다>가 자연 환경측면에서, 또 독일의 사례를 비추어본 경제측면에서 MB정권의 대운하 계획이 얼마나 무모한지에 대해 잘 보여준 방송이었다. 한강부터 시작한 각종 하천들 중에서 큰 화물선은 커녕 조그마한 보트조차도 움직일 수 없는 수심을 가진 곳이 많았는데, 그런 곳을 몽땅 다 파버리겠다는 것이었다. 또한 PD수첩에서도 나왔지만 얼음이 얼면 운하가동은 중단된다. 방송 중 한강을 비롯한 많은 하천들이 심심치 않게 어는 것을 확인하며 겨울철에는 운하가동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프로그램을 종합해보면 추적60분에서 방영한 것처럼 새로 길 뚫고 갑문설치하고 교량 새로 고치고, 상수원 보호 시설 따로 만들거나 상수원을 피해서 다른 물길 또 뚫고 해야 하는 그 엄청난 비용과 환경파괴, 상수원오염, 농작물은 물론이고, 생태계 파괴, 지반붕괴위험 등등을 감당해야했다.

설사 운하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PD수첩에서 보여준 독일사례를 보자면, 고기술산업재료는 운반되지 않고(거의 비행기로 운송한다고 함), 벌크(철광석, 목재, 석재, 석탄)정도를 실어가지고 오는 것인데 이 정도는 남해안에서 거의 소화되고(광양, 포항, 거제조선소등등) 수도권으로 올라온다 해도 시속 10km도 안 되는 속력으로 갑문 이용시간 몇 시간씩 기다리게 하면서 석유 엄청 써가며 올라와야하는데 어느 운송회사가 그걸 이용하겠나? 배를 인천으로 바로 들어오게 하거나 철도나 도로를 이용하는 편이 더 경제적이며 오히려 운하가 비경제적이라는 것이 독일의 경우에서 증명해주고 있다.

문화․관광 효과를 말하지만, 얼마나 되겠는가. 비싼 여행경비시간 날리면서, 시속10km도 안 되는 유람선 타고 서울부터 부산까지 유람선 여행을 한단 말인가?

결국 이 방송으로 인한 대운하 청사진이 밝혀지면서 뜨겁게 반대운동이 일어났고, MB정권은 결국 이 계획을 포기하겠다는 발표까지 나왔다. 그러나 어지러운 정국을 틈타 슬그머니 <4대강 살리기>라는 프로젝트가 이름만 바꾸어 진행되는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눈초리를 거둘 수가 없다. 최근 뉴스에는 경부고속도로보다도 더 많은 22조이상의 예산이 들어가는 대단위 국책사업이라, 여타 사회간접 자본에 배정할 예산이 없다는 말까지 나와 국회에서 공방전이 심한 모양이다. 그것보다도 1년 전 정권감시. 사회감시를 하려고 애쓰던 KBS의 이러한 모습이, 지난 5월 달에 있었던 <일요진단- 4대강 살리기 실효성 논란>에서는 아예 4대강의 홍보를 도와주는 진행으로 흐르는 것을 보며, 곧 밀어닥칠 미디어법의 해악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다.

글_보미



[Beyond TV 추천다큐]

1.<추적60분- 물길탐사 경부운하 540km를 가다>
2. <PD수첩-심층취재 현지보고, 독일운하를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