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찬호 교수의 <교육의 상상력-교사와 부모가 함께 그리는 행복한 교육> > 회원수다방

Beyondit

차별과 폭력을 너머서!너와 나의 장벽을 너머서!

회원수다방

김찬호 교수의 <교육의 상상력-교사와 부모가 함께 그리는 행복한 교육>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들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708회 작성일 09-04-23 11:28

본문

2040760029_fb8b2671_x9788920928222.jpg



교육의 상상력-교사와 부모가 함께 그리는 행복한 교육

김찬호 지음
지식의날개 2008.12.01


교육과 상상력이란 화두는 경직을 지나 갈등의 골이 갈라지고 산산이 깨지기 직전의 한국 사회에서, 특히 일제고사 자율 선택 교사 해임 등 교육의 위기를 체감할 수밖에 없는 요즘에는 필요하다 못해 절실하다. 그러나 둘 사이의 연계가 새로운 개념인가 하면 또 그렇지 않다.

사회의 다양한 창구에서 누누이 강조를 해온 말이 또한 교육의 상상력이 아닌가. 심지어 1%를 위한 경쟁을 강조하는 입시 학원 홍보 문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사방에서 남발하다 보니 정확하게 그 본의가 무엇인지 실천에 앞서 개념조차 잡기 힘들다. 몇몇 유명 학원장이나 이에 동조하는 출판업계, 언론에 따라 교육의 상상력은 딱 ‘대입까지만을 위한’ 마취제 취급을 받아왔다. 절대 규격화할 수 없는 ‘상상력’을 이해관계가 얽힌 특정 틀에 짜맞추다보니 정반대의 개념이 상상력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돈다. ‘한 시간 덜 자고 공부하면 아내의 외모가, 남편의 능력이 달라진다’는 식이다.

딱 까놓고 말해, 대학서열에 따른 부익부빈익빈의 관계가 그대로 승계되는 독과점의 한국 사회에서 이보다 현실적으로 와 닿는 말이 있을까. 아이들의 머릿속은 돈, 외모에 필이 확 꽂힌다. 하지만 이건 줄 세우기에 대한 비판에 앞서, 아이들 자신의 삶을 위해서가 아닌 앞선 세대가 잡고 있는 기득권에 대한 두려움이 깔린 강요이자 답습이다.

김찬호 교수의 <교육의 상상력>은 책 제목에서 교과서 외에도 성적을 효과적으로 올리고 싶은 부모를 위한 또 하나의 맞춤 전략서 뉘앙스를 풍긴다. 장담컨대 이 얇은 문고판 책은 아이의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될 만한 지침을 풍성하게 담고 있다. 허나 입시가 삶의 행복을 위한 필수담보조건이 아닌 충분조건임을 부모와 교사가 인정하고, 스스로가 먼저 ‘삶의 상상력 부재’ 극복해야 한다는 선행 과제를 같이 던진다. 그렇다고 전복적이거나 도발적인 흥미 위주의 튀는 주장을 담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면 책 내용 중 학교를 넘어선 교육, 가정교육의 강조, 예술 감수성 강화 등은 익숙한 논제이다. 허나 학교를 넘어선 교육이 학원이고, 가정교육의 강조가 아이 위주의 분위기 조성이며, 예술 감수성 강화가 피아노 학원 보내기로 귀결되는 학부모의 틀에 박힌 사고방식을 깨고나와 각성을 하라고 주장한다.

예술을 통해 감수성과 창의성을 키운 위대한 과학자를 키운 예시가 ‘청소년의 예술 교육 기회의 확장’이라는 뻔한 수순이 이어지지 않는다. 아이들과 밀접하게 매개된 대중문화가 감수성을 키우는 대신 “대량 복제된 이미지와 자극에 매몰된 일상은 긴 안목으로 자기를 연마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능력을 감퇴”시키고 “청소년들에게 교육과 문화는 이율배반적인 영역으로 존재하는” 현실을 먼저 문제 제기한다.

그렇다면 예술 관련 학원 교습이 대안일까? 성적에 집착해 요령만 배우고 근본 원리 터득에 소홀한 교육 방식이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우지만, 정작 피아노 연주회장은 대부분 썰렁”한 원인이라고 꼬집는다. 아이들이 비좁은 학교(가정)의 울타리를 넘어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지는 창조적인 실험을 접하고 상상력과 감수성을 신선하게 일깨우는 만남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을 당부한다.

또 교사(부모)의 역할이 단순 정보 창구에 그치는 게 아닌 자기 삶에 대한 애정을 가질 것 또한 요구한다. 이런 논의는 자연스럽게 아이들 교육을 위해 학교(학원)을 넘어서는 소통의 확대와, 이를 위한 기본 과제로 가정 내에서의 부모와 자식의 관계 회복을, 또 회복을 위해서는 부모 역시도 평생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으로 그 원류를 거슬러 올라간다. 결국 최우선 과제는 나 자신부터의 삶의 상상력 회복이 세대의 ‘지속가능한 삶’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내린다는 당부로 이어진다.

<교육의 상상력>은 두 딸의 아버지이자 대학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는 저자의 전공이기도 하거니와, 한국 사회 거의 전반에 벌어진 상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글을 쓰는 팔색조 같은 사회학자이자 논객으로서의 능력이 발휘된 저서이다. (아로리 총서는 ‘교육과 미래’ 첫 시리즈로 이 책을 선택한 동시에 ‘문화와 트렌드’ 첫 시리즈로도 같은 저자의 <휴대폰이 말하다>를 출간했다.)

가깝게는 대학 졸업 이후의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20대 젊은 세대를, 멀게는 경쟁 체계에 내성이 생긴 빈곤한 기성세대를 역으로 짚고 올라오면서 ‘삶을 보다 행복하게 사는 법’에 대한 해결 실마리를 찾는다는 점에서 독자층이 사방팔방으로 확산된다.

요즘 토목공사 현장에서도 남발되는 ‘녹색’, ‘친환경’을 보면 그 본의와 정반대로 홍보 카피로 전락한 아이러니를 본다. 여교사 성희롱으로 파문을 당한 교장은 복귀해도,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장은 정직 처분을 받는 현실이다 보니, 신물이 올라올 판이다. 그래도 아이들 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잖은가. 꼭 한 번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밑줄긋기>
우리는 구체적인 경험과 대상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받지 못했다. 많은 정보를 두뇌에 입력했지만 구체적인 경험과 대상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지 못했다. 지식을 통합하고 재구성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박약하다. 38p

탁월한 비즈니스 마인드는 자기가 하는 이에 대한 애정과 꾸준한 학습, 삶에 대한 진중한 태도, 자아와 타자를 잇는 관계에 대한 다양한 상상력에서 움틀 수 있다. 45p

어떤 목표를 스스로 정해 성취해 보는 경험은 인간의 성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62p

결국 핵심은 삶에 대한 애정이다. 자기의 창조성에 대한 믿음이다. 자기와 잘 사귀지 못하는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다. 70p


~~~~~~~~~~~~~~~~~~~~~~~~~~
김찬호 교수 님의 책을 읽을 기회가 되어서 쓴 서평입니다.
다들 건강하고 행복하시죠? 여러모로 죄송합니다.

댓글목록

뚱땅님의 댓글

no_profile 뚱땅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으아, 좋은글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청소년친구들 만나면서 늘상 하는 고민인데 책 구해서 꼭 읽어봐야겠네요. 쌤도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Total 163건 3 페이지
회원수다방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33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63 10-15
132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7 10-15
131 no_profile 권리지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29 09-15
130 no_profile 양진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6 08-25
129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99 08-08
128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25 08-08
127 no_profile 안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44 08-06
126 no_profile 차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51 08-06
125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6 06-09
열람중 no_profile 들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09 04-23
123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24 04-13
122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13 04-10
121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93 03-11
120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69 03-11
119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68 02-09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