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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너머서 5탄] 차스키 차스키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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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948회 작성일 08-06-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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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너머서 5탄]

“차스키차스키”

촛불로 시작된 축제 같았던 쇠고기 협상 무효를 외치던 비폭력 평화시위가 물대포, 군홧발, 몽둥이 등의 대응에 더 큰 분노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소통은 차치하고라도 대통령이 전혀 민심에 귀 기울이지 않은 결과로 이처럼 사태가 점점 심각하고 어렵게 되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저런 복잡한 생각의 한켠으로 지난 토요일 시청 앞에서 보았던 유모차 대열의 고사리 같이 예쁜 아이들이 아프게 눈에 밟힙니다. 아이들은 그 순수한 눈망울에 과연 무엇을 담아갔을까요? 공교롭게도 필름너머서가 5월에 준비한 영화 “차스키차스키”는 주인공 차스키의 생활 주변을 함께 들여다보면서, 한 아이의 성장이 가족뿐 아니라 그들이 발 딛고 사는 사회와 결코 무관치 않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그러니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꾸로 되어가는 세상을 아프게 바라보지 않을 수가 없네요. 물론 스웨덴이라는 정치, 경제, 문화적 측면에서 매우 안정 된 사회를 배경으로 하고 있긴 하지만, 이 영화는 그동안 경제를 위해 가속도를 내면 달려왔던 우리에게 잠시 멈추어 숨 한번 고르라는 손짓으로, 그리고 너그러움이란, 여유란 타인들과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를 충분히 느껴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자, 그럼 영화를 들여다볼까요?

주인공 차스키의 방에는 한 손엔 문어를 한 손엔 삼지창을 들고 활짝 웃으며 서있는 젊은 남자의 사진이 한 장 있답니다. 바로 차스키의 아빠입니다. 그러나 그는 사진 속에만 존재할 뿐, 차스키의 존재도 모른 채 그리스에서 살고 있는 데요, 그러니까 차스키는 젊은이들이 휴가 동안 벌인 짧고 달콤한 사랑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친 아빠 없이 미혼모 엄마와 살며 가난과 질시를 이겨내야 하는 한 어린 꼬마의 어두운 성장 이야기를 상상할 수도 있겠죠? 그동안 이런 소재의 영화가 흔히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이 영화를 만든 감독 엘라 렘하겐은 우리의 이러한 예감을 기분 좋게 배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록 친 아빠는 없지만 꼬마 차스키를 둘러 싼 생활 세계가 얼마나 포근하고 아늑하고 경쾌할 수 있는지를 담담하고 사려 깊게 그려내는군요. 아직 무명의 록밴드를 꾸리는 엄마, 록 음악의 정신이 그렇듯이 거칠 것 없이 자유로운 성격의 소유자입니다. 그녀는 늘 낙천적인 말투와 몸짓, 노래 등으로 차스키에게 행복감 넘치는 삶의 정서를 흠뻑 안겨줍니다. 또, 학교엔 사랑하고 싶은 귀여운 여자 친구와 은밀한 얘기를 나눌 악동 친구, 한없이 자상하고 배려가 깊은 선생님도 있고, 오토바이 뒷 자석에 차스키를 앉히고 얼굴을 스치는 싱그러운 바람결의 느낌을 알게 해준 섬세한 성격의 경찰 아저씨도 있답니다. 결코 아버지의 부재 따위를 결핍의 감정으로 느낄 수 없는 차스키는 그래서 행복한 아이입니다.

그런데 아빠 없는 꼬마 차스키가 늘 그늘 없이 너그러운 눈길을 던질 수 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미혼모 가정에 대한 편견이 적고 인간 삶의 구석구석에 대해 자상한 배려가 주어지는 사회 환경이 뒷받침 하고 있기 때문인 거죠. 위험에 처해있는 아이를 구해 주고도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집에까지 데려다주는 경찰, 숙제를 제대로 해오지 못했어도 아이가 무안하지 않도록 자상하게 얘기 할 수 있는 선생님, 어설픈 거짓말이나 엉뚱한 제안을 해도 결코 무시하거나 무관심하지 않고 귀 기울일 줄 아는, 이 영화의 곳곳에서는 아이들을 배려하고 아이들의 감수성을 충분히 이해할 줄 아는 이런 어른들의 모습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영화 “차스키, 차스키”는 한 아이의 올바른 양육이 결코 가족만의 울타리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양육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사회의 가족 형태도 많이 달라져가고 있지요? 한 부모 아이들의 숫자도 늘어가고 있고, 조부모의 양육을 받는 아이들, 사회 기관에서 도움을 받아 성장하는 아이들, 특히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그동안 긍정적으로만 생각해왔던 가족주의를 새롭게 생각해보아야할 때가 아닌가 생각되는 데요, 물론 가족주의는 여전히 소중한 가치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양쪽부모가 다 있어야 행복하다는 가족의 범주를 정해놓은 편견적이고 과도한 가족주의는 또 다른 삶에는 얼마나 큰 상처이고, 폭력이 될 수 있는지를 기억해야할 것입니다. 따라서 타인에 대해 상상할 수 있고, 타인을 우리로 받아들일 수 있는 높은 가치를 앞세우는 사회는 행복한 사회입니다. 지금 우리가 현실로 충분히 겪고 있지 않나요? 경제를 앞세워 뽑은 정권에 대한 댓가가 너무 크고 아프다는 것을..... 그러나 아픈 만큼 우리 사회가 앞으로는 좀 더 가치 있고 희망이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유모차의 아이들에게 차스키처럼 구김 없는 삶을 준비해 줄 수 있겠지요. 그래서 가정의 달 5월에 만난 필름너머서 5탄 “차스키차스키”는 더 큰 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 왔습니다. 그러나 온 국민의 바람은 하루빨리 쇠고기 재협상이 이루어지고, 4대강 정비사업이 무효화 되어 한반도 운하 사업에 대한 공포감을 없애는 정부의 시원한 대책이 나와, 유모차대열이 더 이상 더운 열기 속에 고생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 날이 바로 내일이기를.......

 영화 어떻게 보셨어요?

* 보수적인 관점일 수는 있으나 , 차스키 엄마가 성적으로 매우 자유로운 모습이 자라는 아이의 환경으로서는 적합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의 아버지를 너무 젊었을 때 만나서 이상과 안 맞아서 그럴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 이후에는 아이에게도 맞고 자신과도 맞는 사람을 찾았으면 좋을 텐데, 남자 친구가 개념 없이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는 참 안타까웠다.

*이제 우리나라도 슬슬 닮아가는 것 같은데, 예전에는 성에대한 도덕적인 강박관념이 매우 심했지만, 이 영화에서는 성적인 관계도 인간적인 관계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네요. 우리 젊은이들도 요즘은 그런 추세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너 좋아서 그랬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관계 맺고.“ 그러고 보면 이영화도 여기 있는 우리 세대와는 생각이 많이 다른 것 같다. 우리는 아직도 일부일처를 고집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영화로 자꾸 보다보니 이해는 되기도 하지만, 는데, 글쎄요, 정말 바로 내 앞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떨지....잘 모르겠네요.

* 차스키를 중점으로 봤구요, 아이의 시각에서 만든 영화로, 선입견 없이, 재고 따지는 것 없이 아이의 세계를 보여주었던 것 같아요. 만약 어른들이 생각하면 매우 어려운 문제였겠지만 아이이기 때문에 하나씩 어려움을 풀어가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오히려 우리가 괜한 것에 얽매여 사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아빠를 처음 봤을 때도 숨어버렸잖아요?

*우리는 아이들을 너무 순수한 모습으로 상상하는 경향이 있다. 거짓말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 못 된 아이와 착한아이 등, 이분법적으로,,,, 아이를 우리의 잣대로만 보고 아이들이 할 수 있는 상상력을 통제하는 것은 아닌지......그러나 여기 아이들은 살짝 살짝 거짓말을 하는데, 그게 바로 아이다운 것 아닌지, 그리고 그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모습이 참 좋았던 것 같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허용적이고 수용적이어서 보기 좋았고,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야 좋을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무엇보다 몰틴(차스키의 학교친구)을 이해하고 도와주는 차스키 엄마가 용기있어보였고, 몰틴은 주정뱅이 아빠를 극복하고 싶은데, 도대체 자신의 능력으로는 할 수 없자, 아이들을 괴롭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한 아이에 대해 이해심 있게 다가가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편견을 없애고 아이자체로만 바라봐 줄 때 아이들은 자신을 인정하게 될 것이고, 건강하게 정체성을 형성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어른들이 도와주어야할 몫이 아닐까?

영화를 보면서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게 되면서, 우리가 바꾸어내야 할 것들에 생각해보게 된다.

 *함께 영화를 보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너머서 6탄에서도 반갑게 뵙겠습니다.

  글_배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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