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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한겨레 사회 | 2007.03.13 소통과 치유로 너와 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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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551회 작성일 08-06-02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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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치유로 너와 나 재발견
사회과학으로 풀지 못한 존재 문제
마음수련·대화법 등으로 해법 모색
여성 본연의 힘 찾아내려 노력
한겨레 bullet03.gif이유진 기자btn_giljin.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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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문화세상 이프토피아가 연 명상행사에 많은 여성들이 참여해 명상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한겨레 자료 사진
1987년은 이랬다. “김 국장님! 어디 계세요?” “이 간사! 나 여기 있어!” 2007년은 이렇게 바뀌었다. “햇살! 어디 있어요?” “보라! 나 여기 있어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여성환경연대, 언니네트워크 등에서는 활동가끼리 서로 별칭을 부른다. 나이 서열도 그다지 없다. 직함도 국적불명의 ‘간사’ 대신 대부분 ‘활동가’로 통일했다.

여성 권익 향상과 제도 개선에 주된 관심을 두던 여성운동은 일상 속의 평등을 중요하게 인식하면서 소통과 관계의 문제 같은 ‘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이는 일상 속의 위계적이고 가부장적인 질서를 구시대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여성주의 실천방식과도 무관하지 않았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 김숙임 전 대표가 2001년 “모든 운동이 ‘나 자신’에서 출발해야 하고 평화주의적 시각에서 개인의 일상과 사회 통합을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나’와 관련해 여성운동이 첫번째로 주목한 것은 소통과 관계였다. 이에 따라 비폭력대화법, 상담, 내면의 힘기르기(임파워먼트) 등 관계맺기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에 대해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언니네트워크의 ‘그림’(별칭·27)은 일주일에 한번 ‘깨어나는 여신들’이란 소모임에 참여한다. 그는 그 모임 안에서 가족이나 친구 등 ‘관계’의 스트레스를 푼다며 “집단 연애를 하는 기분”이라고 설명했다. 모임에서는 남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듣고, 비난하지 않고, 공감하고, 솔직하게 얘기한다. 그림은 “공감하는 데도 노력과 배움이 필요하고, 남과 자신을 사랑하는 데도 성찰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계맺기의 변화를 넘어서서 ‘나’의 내면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명상, 요가, 참선 등은 여성운동 단체들의 워크숍에 빠지지 않는 프로그램이 됐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3년 전부터 시시때때로 마음 수련과 명상 등 휴식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평화를 만드는 여성회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일상 속의 평화심성훈련 프로그램을 전문화했다. 최상림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지친 활동가들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크다”고 말했다. 스스로 일상에서 운동적 삶을 긍정하는 계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소통·관계·치유는 이제 여성 운동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비폭력대화법, 춤테라피 같은 치유모임을 해온 한국성폭력상담소의 김민혜정 활동가는 “폭력, 차별, 불평등을 경험하고 고발한 여성들이 그 뒤의 시간을 풍요롭게 만들려는 과정에서 또 다른 운동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평가했다. 여성운동계가 비폭력적인 소통과 영성을 통한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까지 관심을 두게 됐다는 말이다. 박미라 문화미래 이프 편집위원은 이를 “여성운동이 정반합의 과정을 치르는 것 같다”고 풀이했다. 그 역시 현재 서울불교대학원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다. 그는 “남성의 언어와 이성적 질서에서 시작한 사회과학으로 풀지 못하는 고통과 존재의 문제가 있고, 여기서 출발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면서 여성운동의 대안이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고혜경 신화학 박사(여신연구가)는 “여성운동이 권리 회복에서 여성 본래적인 힘과 신성을 찾아가려는 노력으로 확대되는 측면이 있는데 이는 추상적인 게 아니라 더 근본적인 운동”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직까지 여성운동계가 ‘집단적 성찰’을 하고 있다고 말하기엔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한 여성계 인사는 “여성운동계 안에서 개인들이 목마름 속에서 힐링과 영성을 고민하고 있지만 시민사회를 바꾸거나 집단적으로 이런 움직임을 깊이 내면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유진 기자 fr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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