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을 넘어] 아이들의 미래, 결코 사교육이 해법 아니다. 학부모가 주체가 된 교육운동에 미래가 있다. > 회원수다방

Beyondit

차별과 폭력을 너머서!너와 나의 장벽을 너머서!

회원수다방

[공감을 넘어] 아이들의 미래, 결코 사교육이 해법 아니다. 학부모가 주체가 된 교육운동에 미래가 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863회 작성일 08-10-06 11:30

본문

아이들의 미래,  결코 사교육이 해법 아니다.
학부모가 주체가 된 교육운동에 미래가 있다.



2106423997_bc7de623_C6F7B8CBBAAFC8AF_19.jpg


-배경미-

 편이 6남매의 막내인지라 이미 40도 채 안 된 나이에 작은 할머니가 되었던 게 벌써 10년 전. 덕분에 명절 때만 되면 올망졸망한 네 명의 아이들로부터 할머니 소리를 듣는다.
이번 추석도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학부모가 된 조카들을 만나고 보면 매번 화제는 자연스럽게 아이들 교육문제로 흐른다. 아마도 남편이 교직에 몸담고 있고, 나 역시 우리 교육문제를 무시할 수 없는 시민 단체에서 일하기 때문이리라.

 지만 이번엔 좀 심각했다.
사교육비 150 만원? 겨우 초등학교 5학년을 두었을 뿐인데 그렇게 지출이 된다며 조카는 울상이다.
놀랍다.  지난해 사교육비가 30조원을 넘었고, 올 상반기에 이미 17조원이 넘었다는 TV 뉴스를 듣고 입 다물지 못하고 있었는데 비로소 그 당사자가 옆에 있는 셈이다.
이럴 때 주변 사람들은 부모의 극성을 나무란다.
그러나  결코 극성 엄마가 되기 싫었다는 조카 아이는 나름대로  절절한 사연을 얘기한다.  평소 내 아이가 다른 집 아이들을 앞서 크게 뛰어난 아이가 되는 것을 원치는 않는다고 했다. 그저 건강하고 평범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는 것이다.

  이웃 동네 아이들을 위해 봉사활동도 다니며 나름대로 나눔의 삶을 지향하는 이 조카가 결국 사교육비 150만원을 써대는 극성 엄마(?)의 대열에서 서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불안감 때문이란다.
우선 아이를 학원에 안 보내면 도대체 또래 아이들을 사귈 수가 없다고 한다.
하다못해 운동을 하고 싶어도 농구 과외나 태권도 학원에 적을 두어야 한다니..
그렇다고 집에서 놀게 하자니 컴퓨터에 빠져있고, 야단맞는 일만 늘어가 부모와의 사이는 더 나빠진단다.
게다가 부활 된 일제고사라는 괴물이 큰 골칫거리....
자신의 어린 시절에 비교하면 아이가 공부를 잘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다른 아이들은 얼마나 야무지게 잘하는지 중간 성적을 유지하기도 벅차다는 것이다.

  아이의 푸념은 계속 이어진다.
“작은 엄마, 요즘 자기 아이가 거창하게 출세할거라고 기대하며 학원 내모는 부모들 있는 줄 아세요? 그저 부모 형제에게 짐 안 되고, 사회에서 낙오자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그래도 대학에는 보내야 겠다는 거고, 좀 편하게 취직이라도 할려면 인설(서울에 있는) 대학에 들어갔으면 하는 거예요.”

 런데 이 소박한(?) 기대 조차 만만한 것이 아니란다.
결국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어느 영화의 멋진 제목 처럼, 한 부모의 불안감이 또 다른 부모의 불안감을 낳고, 이를 부추기는 사교육 자본들은 그 불안감들을 거대한 경쟁의 바다로 바꾸어 놓는다.

 러다보니 요즘 일부 영악한 부모들은 사교육을 통한 뒷바라지를 “투자”라는 살벌한 말로 표현한다.
몹쓸 세상이다.
그러다 보니 죽어나는 건 아이들이다.
혹시 지금이라도 시간이 있으면 밤 11시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난 인근 학교 앞을 찾아가 볼 일이다. 눈이 충혈 된 아이들을 태우기 위해 심야 학원 버스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모습을...만약 이 장면을 보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많아 대한민국의 장래가 밝다고 믿는다면 당신의 인권 의식은 낙제점이다.
이 나라에서 벌어지는 보충수업, 야자, 심야 학원 영업 등, 아이들에게 강요되고 있는 과도한 학습 부담은 명백한 아동 학대 행위라고 할 만하다.
물론 일본, 중국 같은 나라에서도 입시 경쟁이 치열하다고 따지는 사람이 있다.
왜 없겠나, 그 곳도 사람 사는 곳인데.
다만 유독 이 땅에서 그 정도가 너무 심하고 비상식적이라 우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새 정부의 교육 정책은 영어 몰입 교육, 일제고사 부활, 국제중 설립으로 치닫고 있으니 갈 데까지 가 보자는 느낌마저 든다.
모 서울시 의원은  공부 많이 해서 죽는 애 못 봤다며 학원 심야 영업 규제 철폐를 주장했다는데, 그러면 정말 아이가 죽어 나가야만 고친다는 말인가.

 쨌든 조카애의 푸념을 통해서 온 나라가 민,관 합작하여 사교육 공화국으로 치닫는 이유가 알 수 없는 불안감에서 온다는 사실은 뚜렷해 졌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불안감에는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가나 정부로 대표되는 공공의 사회 제도가 이 어린 것들의 행복과 복지를 책임져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감이 불안의 큰 원인인 것이다.
게다가 지금 발 딛고 있는 오늘의 세계는 어떤가?  TV를 틀면 가슴이 턱 턱 막히는 뉴스들뿐이다. 일말의 희망을 예고하는 어떤 것도 볼 수가 없다.  대기업은 결국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고, 제도적 보장이 없는 가운데 비정규직은 늘어만 간다. 그러니, 사람들이 기계 부품보다 못한 취급을 받으며 언제든 헌신짝처럼 버려지고 있다.(기륭전자 비정규직 무단 해고) 그런데도 지금의 정부는 사회적 안전망 구축은 커녕 기존의 소외 계층 지원 마저 축소하려한다. 아직도 개인의 능력과 행운에 모든 것을 맡기는 시장주의가 해법인양 사태를 파악 못한 발언만을 일삼고 있다. 

 군가 말했다. 고립된 개인의 불안감은 이기심을 낳고, 이는 사회적 정의를 이루려는 의지를 약화시킨다고...
그러니 해법이란 간단하다,
우리 모두가 어려움을 같이 나누려고 할 때, 그런 의지를 실천적 행동으로 보일 때 각 개인의 불안감은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만  희망이 보인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만 관련된 미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자기 아이의 친구들까지 관련 된 거시적인 문제에 눈을 돌려야 할 때 아닐까?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심야 학습을 강요하는 학부모회가 아니라, 임시제도를, 급식문제를, 폭력문제를 걱정하고 학생들의 인권 향상을 위해 애쓰는 그런 학부모회가 자발적으로 만들어져야한다. 
상위권 자녀의 입시 경쟁 교육에 걸림돌이 된다 하여 어느 특정 교원 단체를 배척하고 경계하는 학부모 모임이 아니라 입시교육의 비인간성을 해결하기 위해 현 교육체제의 과감한 개선을 요구하며 교육부에 강력히 발언하는 학부모 모임이어야 하는 것이다.

 번쯤 그런 뜻있는 모임에서 이런 즐거운 상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대학 간판에 의한 학벌 위주의 체계가 사라진다면.
(핀란드, 덴마크 등 대부분의 유럽 복지국가들이 그런 것 처럼..)
그래서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찾고, 그 분야에서만 성실하면 인정받는 세상이 된다면 (독일에서는 대학교수의 딸이 시골 농부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산다고 하는데....)
혹시 인생을 살다가 잘 못 되어 실업자가 되거나, 중병을 앓아도 국가가 사회복지의 손길로 어루만져 줄 사회 시스템이 된다면..
(대부분의 유럽 복지국가들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처럼)
아마도 지금처럼 아이들을 새벽 2시까지 공부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학습을 빙자한 아동 학대의 모습은 이 땅에서 웬만큼은 사라지지 않을까?

 지막으로 맹렬 학부모가 된 조카애들에게 기어코 이런 말을 하고 만다.
자기 아이만 공부 잘하고 똑똑해서 출세한다 하더라도, 함께 살아가야할 다른 아이들이 공부 못한다고 손가락질을 당하면서 열패감으로 바르지 못한 심성을 갖춘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되겠느냐고..
결국 성공한 자기 아이도 잘못 된 세상에서 불행하게 되는 것 아니겠냐고...
직업학교에서 해맑게 웃으며 당당히 기능인과 장인이 될 날을 꿈꾸는 건강한 청소녀 청소년들이 있어야,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는 과학고 영재들의 앞날도 밝아지는 법 아니겠냐고...
그러니 제발 학부모들이 자기 아이 못지않게 남의 아이도 교육을 잘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동의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다행히 고개를 끄덕인다.  늘 이야기를 시작하기만 하면 진지해져버리지만 그래도 싫어하지 않고 빙긋이 공감을 표시해주는 미소가 내심 반갑다. 하지만, 그 속에 쓸쓸한 근심이 담겨 있음을 난들 왜 모를까? 
엄마들의 수다 뒤편에서 물 만난 듯 네 명의 아이들이 서로 엉켜서 웃고 떠들고 싸우며 한껏 소란을 피워댄다. 행복한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잠시 시름을 잊는다. 너희가 바로 미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63건 4 페이지
회원수다방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18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44 02-09
117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24 02-09
116 no_profile 보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73 01-10
115 no_profile 풀뿌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207 12-18
114 no_profile 안산시청소년수련관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79 12-12
113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13 12-05
112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40 11-06
111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14 11-04
110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9 11-04
109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52 11-04
108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35 11-04
107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96 10-10
열람중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64 10-06
105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84 09-11
104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2 09-11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