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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너머서 14탄] “허공에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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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beyondit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161회 작성일 09-03-11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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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너머서 14탄 “허공에의 질주” ]
                                              

엄마는 나를 때리고
나는 한별이를 때리고
그리고 한별이는 은별이를 때린다
내 동생 은별이가 불쌍하다.

올망졸망 아이들 많은 어느 집 풍경이 순진한 눈망울로 옮겨졌습니다. 폭력의 먹이사슬이 고스란히 느껴지지만, 모처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엮어진 우리네 싱싱한 일상의 한 자락을 엿볼 수 있어 슬몃 웃음 짓게 합니다. 그런데 내가 본 그 가족은 햇빛 맑은 푸른 하늘처럼 아주 말갛습니다. 작은 다툼 속에서도 늘 아이들의 웃음이 그치지 않는 그래서 늘 행복, 행복, 행복이 솔솔 풍기는 부러운 가족임을 알려드리고요, 그리고 은별은 이제 막 21개월이 된 아장 아장 걸음마도 서툰 아기랍니다. 어떠세요? 그 가족의 모습이 쉽게 떠올려지지요? 그런데 동생에 대한 순수한 연민을 말할 수 있는 이 가족은 참 단단해 보입니다. 이후 삶속에서 어떤 어려운 일을 만난다 해도 아마도 그 힘듦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기는데요,  왜냐면,  말한 아이의 정서가 충분히 이해되는 그래서 아이들의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살려줄 수 있는 그런  가족으로 보였기 때문이죠.

자, 또 서두에 엉뚱한 얘기를 주절이 늘어놓았습니다. 예고 된 영화 허우샤우시엔 감독의 <빨간 풍선>을 상영하지 못했습니다. DVD를 조금은 먼 곳에서 빌려왔는데  상영 바로 전날 열어보니, 요즘 것이 아닌 56년도 판이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한아이가 커다란 른 빨간 풍선을 갖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틀간의 얘기, 대사도 없습니다. 아이를 따르는 빨간 풍선과 50년대 파리의 풍경을 고스란히 엿 볼 수 있는 영상시 같은 짤막한 작품입니다. 뜻하지 않게 귀한 작품을 만나서 좋긴 했지만,  줄리엣 비노쉬가 나오는 그 <빨간 풍선>을 기대하고 오셨던 분들에게 는  다시 한 번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갑작스런 사고에 아주 예전에 보았지만 늘 마음에 남아있던  <허공에의 질주>를  필름너머서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역사를 가만 되돌아보면 큰 흐름으로 인류 전반에 영향을 끼친 시기가 굵직굵직 있습니다. 그 때 분출되었던 폭발적인 문화적 정신적 혁명의 그늘은 수 십 년 동안 이어져서 새로운 시대 변화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하면 지나친 말일까요? 현대사회에서는 그 시기가 단연 60년대, 특히 60년대 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격렬했던 흑백 운동을 지나 베트남전으로 촉발 된 반전 평화 운동, 그들의 시대정신을 이끌고 뒷받침해준 문화적인 폭발,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그 그늘에서 향수를 달랠 정도로 그 어느 시대보다 풍성한 문화적 정신적 산물을 남겼습니다. 여성해방, 인종차별 반대 , 성적취향의 다양성 인정, 대중문화의 감수성 혁명 등은 68 혁명으로 상징 되는 60년대 청년 문화에  빚진바 크다고 하겠습니다

실천적 지성이었던 아더와 애니도 그 한가운데를 격렬한 몸짓으로 지나온 사람들입니다.  그런 그들이 결국 화학무기제조창 폭발임무 수행 중 무기제조 공장을 폭파하다 실수로 경비원의 눈을 다치게 하고, 평생 FBI에 쫓기며 살아갑니다. 늘 직업과 이름, 머리색, 심지어 눈 색까지 바꿔가며 살아가야하는 그들에게는 동지 같은 두 아들이 있어 큰 힘이 된다. 그러나 피아노에 특별한 재능을 보이는 큰 아들 대니가 줄리어드 음대에 장학생으로 합격하지만 포기해야만 하는 처지에서 그들은 부모로서 깊은 고민이 시작 되고, 결국 애니는 의절한 아버지를 찾아가 대니를 부탁하게 됩니다. 자본주의의 돼지라고 비난 했던 아버지에게 자신의 아들 양육을 부탁하는 것은 어쩌면 세대간의 화해와 함께 지난 세대의 문화를 전승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한 번 헤어지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가족이란 함께 해야 한다고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아빠 아더는,  여자 친구와 아픈 이별을 하고 자전거를 달려온 아들에게 “이제 너의 길을 가야 한다” 며 자전거를 다시 내려놓으라고 합니다. 함께하는 삶보다 아들의 독립을 , 이제 떠날 때가 되었음을 예고한 것이죠. 그리고 마지막 부탁 내 대신 세상에 좋은 일을 많이 해달라고 하는 아빠의 한마디에 담긴의미 처럼,  이 영화는 더  깊이 있는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가족의 의미와 부모의 역할이 자녀의 성장의 가능성을 키워주는데 있다는 것에 초점을 가볍게 맞추어 봅니다. 부모가 계획하고 만들어가는 그런 자녀가 아니라   무엇인가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지켜봐주는 것. 하지만 오늘  우리는 가족의 역할에 지나친 목적과 의무를 갖는 것 같습니다. 가정은 가족이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의 삶이 반복 되는 곳입니다.  그러니 긴장보다는 이완이 필요한 곳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 오늘 우리의 가정에서는 밖에서 겪었던 정신적 피로를 풀 수 있기는 커녕 서로를 경영하려들며 긴장감을 지속 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입니다. 놀랍게도 가족은 자녀에게 가장 피하고 싶은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새겨 보고  세대간의 소통의 방법을 대니 가족에게 배울 일입니다.

 

   글_배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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